<엑시트> 리뷰 : 재난과 코미디의 신선한 조화

한국형 재난 영화의 새로운 시도

영화 <엑시트>(2019)는 기존의 재난 영화와는 차별화된 독특한 시도와 신선한 접근 방식으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이상근 감독의 데뷔작으로, 조정석과 윤아가 주연을 맡아, 가스 테러로 인해 도시가 마비되는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그린다.

기존의 재난 영화들이 대규모 특수 효과와 압도적인 스케일을 강조하는 반면, EXIT는 현실적인 설정과 일상적인 인물들을 중심으로 한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통해 더욱 친숙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든다. 영화는 주인공 용남(조정석)과 의주(윤아)가 우연히 함께 있다가 갑작스럽게 도시에 퍼진 유독가스를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흥행 면에서도 영화는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9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재난 영화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단순한 생존 서사가 아니라 코미디와 긴장감을 적절히 조합해 전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범한 주인공들의 생존기

<엑시트>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재난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영웅적인 캐릭터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백수 청년 용남의 성장: 주인공 용남은 대학 시절 산악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경험 외에는 특별한 능력이 없는 백수 청년이다. 가족에게 눈치만 보고 살아가던 그가, 재난 상황 속에서 자신의 생존 능력을 발휘하며 성장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현실적인 몰입감을 제공한다. 초반에 가족에게 무시받던 용남이 점차 주도적으로 탈출을 이끄는 과정은 전형적인 성장 서사로, 관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다.

강단 있는 여성 캐릭터 의주: 의주는 용남과 과거 인연이 있는 행사장 직원으로, 침착하고 냉철한 태도로 재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탈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다. 기존의 재난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구출받아야 하는 여성’ 캐릭터가 아닌,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용남과 함께 협력하는 동등한 주체로 그려진다. 특히, 위험한 순간마다 결단력 있는 선택을 하며,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공동 생존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가족과의 관계: 용남의 가족은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영화의 감정적 중심축을 담당한다. 특히 그의 어머니(고두심)는 코믹한 요소를 더하는 동시에, 위기의 순간에서 가족애가 어떻게 발휘되는지를 보여준다. 용남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가족 간의 유대를 강조하는 요소로 작용하며, 영화의 감동적인 요소를 더한다.

이처럼 <엑시트>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영웅이 아닌, 일반인들이 재난을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며,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구축한다.

긴장감과 유머의 절묘한 균형

<엑시트>는 긴박한 재난 상황 속에서도 적절한 유머를 활용하여 부담스럽지 않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든다.

기발한 탈출 과정: 영화는 단순히 도망치는 장면이 아니라, 주인공들이 창의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탈출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특히, 산악 동아리 출신인 용남이 자신의 등반 기술을 활용해 건물 사이를 이동하는 장면들은 극적인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단순한 도주가 아닌,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탈출 방식은 기존 재난 영화들과 차별화된 요소다.

코미디 요소의 활용: 영화는 단순한 긴장감뿐만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의 유머를 활용하여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예를 들어, 용남의 가족들이 위기 상황에서도 그를 타박하는 장면이나, 어색한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해프닝들은 영화의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유머 요소는 재난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반영한다.

현실적인 디테일: 영화는 현실적인 설정과 디테일을 살려 더욱 몰입감을 높인다. 스마트폰 배터리 부족, 구조 요청의 어려움, 빌딩 사이를 이동할 때의 실제적인 공포감 등은 마치 관객들도 함께 탈출을 시도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SNS 생중계’와 같은 현대적인 요소를 활용해 관객들에게 더욱 친숙한 느낌을 주는 점이 돋보인다.

이처럼 <엑시트>는 긴장감과 유머를 절묘하게 조합하여, 기존의 재난 영화들과 차별화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재난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

<엑시트>는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라, 재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영화가 가진 주요 강점은 다음과 같다.

평범한 주인공들의 현실적인 생존기 – 특별한 능력이 없는 일반인들이 탈출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몰입감을 높인다.

유머와 긴장감의 절묘한 조화 –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들이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창의적인 탈출 과정 – 기존의 재난 영화들과 달리, 신선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생존을 모색하는 점이 돋보인다.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 – 가족애, 인간의 강한 생존 본능, 그리고 위기 속에서 빛나는 협력과 용기를 강조한다.

사회적 현실 반영 –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 젊은이들의 어려움과 성장, SNS의 영향력 등을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결국, <엑시트>는 단순한 액션 스릴러를 넘어, 재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재난 영화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한국 영화계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